‘성심당’ 지난해 3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 “우리 곁에 불행한 사람을 둔 채로 혼자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대전 대표 빵집 성심당이 지난해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대형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국내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딸기시루 등 재료를 아끼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파는 ‘가성비 전략’이 소비자를 사로잡으며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전 빵집 성심당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로쏘의 지난해 매출은 1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성장했다.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단일 빵집 브랜드 매출이 1000억원을 넘은 건 성심당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증가한 31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사업에만 한정하면 대형 빵집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영업이익을 제쳤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과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199억원, 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역 앞 찐빵집에서 시작해 대전 이외엔 지점을 내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으로 현재 대전 내 4곳 지점을 가지고 있다. 성심당의 인기 요인은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가성비 베이커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 메뉴로 손꼽히는 튀김소보로는 1700원, 판타롱부추빵은 2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딸기로 가득 채워져 무게가 2.3㎏에 달하는 케이크 ‘딸기시루’는 4만300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심당 빵이 고물가 시대에 ‘착한 가격’으로 온라인에서 크게 알려지면서 프랜차이즈 못지않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심당의 가성비 베이커리가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자 서울 등 각지에서 대전을 찾는 ‘빵지순례’ 장소로도 유명해졌다. 특히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딸기시루 등 성심당 케이크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7~8시간씩 대기줄을 서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10만원을 훌쩍 넘는 호텔 케이크가 또다시 가격을 인상하는 등 고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가성비를 앞세운 성심당이 반사효과를 누린 것으로 해석된다.

성심당은 임길순 창업주가 대흥동성당 신부님께 받은 밀가루 두 포대로 대전역에서 1956년에 노점을 시작하며 간판에 쓴 가계명이었다. 신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는 “예수님의 마음”이라는 의미를 내걸고 장사를 시작했다. 6.25 전쟁을 겪으며 낯선 이들에게 도움을 받았던 임길순 창업주는  장사 시작 첫날부터 역 주변 노숙인들에게 빵을 나눠 주었다.

 그가 먹는 장사를 시작한 이유는 “다른 이들과 함께 먹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장사를 하고 남은 음식을 나눈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나눔을 하기 위해 장사를 했다는 이야기가 그의 큰 뜻을 짐작하게 했다. 배움이 부족한 어린 직원들의 부모님을 만나 공부와 일을 병행하도록 설득하고 학비를 지원했다. 

대전역 앞에서 대흥동으로 가게를 옮긴 이유는 대흥동 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며 일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창업주의 뒤를 아들 임영진이 물려받은 뒤 성심당은 기회와 위기를 여러차례 맞는다. 정부의 분식 장려 정책으로 부흥을 누렸고, 신메뉴 개발과 기발한 마케팅으로 승승장구했다. 단팥빵과 소보로 도넛 일색이었던 1980년대에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튀김소보로를 만들어 인기몰이를 했다. 먹걸이에 대한 사회불신이 극심할 때에 오픈 주방 전략으로 신뢰를 얻었고 대기 손님이 많아지자 은행보다 먼저 대기표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성심당은 2005년 화재가 나면서 장비가 불타고 직원들이 다친 일이 발생하자 이명진과 가족들은 성심당의 마지막을 하나님을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직원들이 성심당을 살려 보겠다고 의기투합하여 6일 만에 매장을 정리하고 작게나마 다시 가게를 열었다고 한다. 재건을 지켜본 대전 시민들이 찾아와 빵을 사며 이들을 격려한 덕에 이전보다 30% 이상의 매출이 올랐고, 이일로 성심당은 직원과의 끈끈한 유대는 물론이고 회사라는 울타리 너머의 대전 시민들에게도 가족애와 마음의 빛을 느꼈다고 한다.

성심당은 “우리 곁에 불행한 사람을 둔 채로 혼자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는 루이지노 부르니 교수의 말을 모토로 삼고 있다. 고객과 지역 주민까지 고려하여 대전 인근 지역의 친환경 영농 식재료로 빵을 만든다. 친환경적 포장재료를 사용하며 만든 지 4시간이 지난 빵은 팔지 않고 매월 4천만 원 이상의 빵을 기부하고 있다.

 성심당 건물 외부에는 수도꼭지가 있다. 이 수도꼭지는 주변 포장마차 상인들에게 무료로 물을 제공하기 위해 일부러 만든 것이다.  성심당은 단순히 튀김 소보로나 부추빵이 맛있어서 유명해진 빵집이 아니다. 위기를 이겨내고 꿋꿋하게 버틴 일화를 통해 신화적이자 신뢰받는 기업이 된 것이다.

대전시와 대전 롯데백화점에 간곡한 요청으로 성심당은 대전역과 백화점의 분점을 내고 성공시켰다. 그럼에도 성심당은 여전히 타 지역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있다. 김미진 대표는 “대전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야 대전 경제 보탬이 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대전 시민들에게 진 빚을 갚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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