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796구 영아 시신 발굴 착수… 2025년 7월 14일 공식 조사 시작

2025년 7월 14일, 아일랜드 서부 갤웨이주 투암 지역에서 796구의 영아 시신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옛 산모·영아 보호시설 부지에서 본격적인 법의학 발굴 작업이 시작됐다. 해당 시설은 1925년부터 1961년까지 가톨릭 본 세쿨르 수도회가 운영했던 곳으로, 미혼모와 자녀들이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생활하던 대표적인 시설 중 하나였다.

이 사건은 2014년 지역 사학자 캐서린 코를리스의 조사로 처음 사회에 알려졌다. 코를리스는 과거 시설에 머물던 영아들의 사망 기록을 추적한 끝에, 796명의 아이가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 매장 기록이 단 두 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2016~2017년 아일랜드 정부 주도의 시험 발굴을 통해, 해당 부지의 낡은 하수 처리 시설 내부에서 35주 이상 된 태아부터 두세 살까지의 유해가 무더기로 발견되었다.

이에 따라 아일랜드 정부는 2015년 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했고, 2021년에는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가 이뤄졌다. 이번 발굴 작업은 그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로, 아일랜드 법무부 산하 공인 개입 감독국(ODAIT)이 주도하고 있으며 향후 약 2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조사 당국은 유해에 대한 법의학적 분석과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뒤, 가능한 경우 가족에게 인도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존엄한 방식으로 재매장할 계획이다.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은 이번 발굴이 단지 과거를 되짚는 절차가 아닌, 피해자와 유족의 존엄을 회복하고 아일랜드 사회가 오랜 시간 외면해온 역사적 책임을 바로잡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일랜드 내에는 투암 외에도 유사한 ‘미혼모와 아기의 집’이 전국적으로 18곳 이상 존재했으며, 이들 시설에서 최소 9,000명의 아동이 사망한 것으로 정부 조사에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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