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위치한 ‘앨런데일 연합감리교회(Allendale United Methodist Church)’가 주차장 무단 사용에 대해 현지 보안관실에 1만 달러(한화 약 1,380만 원) 규모의 청구서를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교회의 앤디 올리버 담임목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구서 사진과 함께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인보이스는 피넬러스 카운티 보안관실을 수신처로 하며, “오전 6시부터 교회 사유 주차장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대한 사용료” 명목으로 1만 달러를 청구하고 있다.
청구서에 따르면, 당시 보안관실 소속 차량 13대가 교회 주차 공간 17곳을 점유했으며, 이로 인해 교회 및 지역 공동체의 접근, 운영, 예배 사용에 심각한 지장이 발생했다. 문서에는 “사전 협의나 동의 없는 계속적인 사용은 법적 조치 및 추가 벌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교회 측은 이 비용이 지급될 경우, 이민자 법률 지원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에는 목사 올리버가 현장에 있던 법 집행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묻는 장면이 담겼다. 한 경찰은 “우리는 작전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으며, 올리버 목사가 “이민세관단속국(ICE)와 관련된 작전이냐”고 묻자, 경찰들은 이를 부인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피한 채 “보안관실의 자체 수사”라고만 밝혔다. 이후 경찰은 교회 부지와 관련된 사항이 아니라는 설명과 함께 현장을 떠났고, 올리버는 “이곳에서 단속이 이루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특히 ICE는 여기에서 환영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올리버 목사는 오랜 기간 ICE의 단속 행위에 반대해 온 인권운동가로,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 표지에는 ‘ICE 폐지’라는 문구가 교회 벽면에 걸린 야경 사진이 걸려 있다. 지난 6월 14일, 그는 핀엘러스 카운티 구치소 앞에서 열린 반 ICE 시위에서 “ICE는 백인 우월주의의 도구이며, 제국주의적 억압의 산물”이라고 비판하며 “우리 하나님은 추방하지 않고 해방하신다”고 연설했다. 그는 또 “ICE는 죄악이며, 국경은 거짓이며, 감옥은 악의 건축물”이라며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혐오로 세워진 모든 시스템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리버 목사의 진보적 목회는 이번 사례 외에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2023년에는 플로리다 교육청이 비판적 인종 이론을 이유로 아프리카계 미국사 고급과정을 거부하자, 해당 수업을 교회에서 직접 개설해 제공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 이후 강화되고 있는 이민단속 정책에 대해,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은 교회 시설이 단속 및 추방작전에 사용되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4년 1월, 국토안보부(DHS)의 ‘민감 지역 내 이민자 단속 제한 정책’을 철회하며 교회, 병원, 학교 등지에서도 단속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의 로마가톨릭교구도 최근 성명을 통해 “최근 우리 교구 내 이민자 단속 증가로 인해 교회 구역 내에서 ICE 요원들이 사람을 체포한 사례가 발생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