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시인 송명희, 천국 소망 담은 신작 시집 “그 나라” 발표

중증 뇌성마비를 안고 태어난 시인 송명희(63)가 등단 40주년을 맞아 신작 시집 “그 나라”를 발표했다. 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는 송 시인의 오랜 독자들과 목회자, 지인들이 함께하며 깊은 감동의 시간을 나눴다.

1985년 첫 시집과 함께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송 시인은 골방에서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나누며 ‘시’라는 언어로 찬양을 써내려갔다. 그의 대표작 ‘나’는 “나 가진 재물 없으나…”로 시작하는 가사로 널리 알려졌으며, 강한 생명력의 멜로디와 결합해 수많은 이들의 삶에 위로와 힘을 주었다.

송 시인은 태어난 직후 의사의 실수로 소뇌를 다쳐 생명을 잃을 뻔했다. 간신히 살아났지만 언어장애와 운동장애로 인해 세상의 벽에 막혀야 했다. 그러나 열여섯 살에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그는 책과 말씀 속에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의 시는 1990년대 중반까지 1500회가 넘는 국내외 집회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도구가 되었고, 선교단 창단과 30권 이상의 저서 집필로 이어졌다.

1996년에는 KBS 열린음악회 무대에 올라 배우 박상원의 노래에 맞춰 휠체어 위에서 춤을 추며 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후에도 뮤지컬 배우 홍지민, 어린이합창단과의 협연을 통해 시대를 아우르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송명희 시인

이번 시집 ‘그 나라’에는 50편의 신작 시가 수록되어 있으며, 송 시인은 이를 “마치 수의(壽衣)를 짓는 마음으로 썼다”고 전했다. 발표회 무대에 오른 그는 ‘그 나라 25’라는 붓글씨를 새긴 하얀 치맛자락을 입고 등장해 관객과 만났다. 목소리는 예전보다 약해졌지만, 30년 넘게 함께한 박경남 선교사의 동시 통역을 통해 전해진 시인의 언어는 여전히 또렷하고 강했다.

그는 “살다 보면 지옥 같은 일이 참 많은데, 그 속에서 천국을 느낄 수 있다”며 “이는 돈이나 건강이 아니라 예수님이 곁에 계실 때만 가능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 고백은 시집 전반에 흐르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의 말처럼 ‘그 나라’는 단순한 시집이 아닌, 고난 속에서 건져 올린 믿음의 노래다.

40주년 기념식에는 홍정길 목사, 곽수광 목사, 찬양사역자 송정미 교수, 조준모 교수 등이 무대에 올라 시를 낭독하고 찬양과 연주를 통해 시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송 시인은 다시 한번 자신의 대표곡 ‘나’에 맞춰 무대 위에서 춤을 추며 관객들에게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선사했다.

사회자로 나선 곽수광 목사(푸른나무교회)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주님은 나의 전부라고 고백하는 송명희 시인의 삶은 하나님께서 한 사람을 통해 보여주신 은혜의 역사”라고 말했다. ‘그 나라’는 이제 고난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믿음을 잃은 이들에게 다시 걷는 길을 안내하는 시집으로 남게 될 것이다.

FAITH4

Previous article세계적 게임 스트리머 ‘닌자’, 신앙 고백…“매주 교회 다니며 변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