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기독교 소년, 무슬림 학생에게 구타당한 후 사망… 종교적 괴롭힘 정황에 충격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리아우주(州)에서 8세 기독교 소년이 이슬람계 상급생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뒤 병원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희생자인 크리스토펠 부타르부타르는 지난 5월 19일, 리아우주 인드라기리 훌루 지역의 SDN 12 불루람파이 초등학교에서 1113세의 5학년 이슬람계 학생 45명으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했다. 이후 고열과 복통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5월 26일 복막염과 파열된 맹장으로 인한 복부 감염으로 숨졌다.

5월 27일 공개된 부검 결과에 따르면 크리스의 복부와 허벅지에는 무딘 물체에 의한 타박 흔적이 있었으며, 복부 내부에는 피하 지방 조직 출혈과 함께 충수가 파열된 조직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 수프리얀토는 “우측 복부에 구멍이 있었고, 사인은 충수 파열로 인한 복강 감염”이라고 밝혔다.

크리스의 아버지 김슨 베니 부타르부타르는 현지 언론에 “아들이 민족성과 기독교 신앙 때문에 자주 괴롭힘을 당해왔다”며 “사망 일주일 전부터 상습적인 괴롭힘이 심해졌고, 폭행 당일에는 자전거 타이어까지 터뜨렸다”고 전했다. 당시 반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상급생들은 크리스의 복부와 생식기를 걷어차는 등 심각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의 가족은 5월 20일 학교 측에 사건을 정식으로 신고했고, 이후 교장은 가해 학생들과 학부모를 불러 5월 23일 조정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상급생들은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크리스는 5월 25일 인근 진료소를 찾았으나 장비 부족으로 리아우주 렝앗시의 페마탕 레바 지역병원으로 이송됐고, 다음 날 오전 2시 10분경 사망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아동 폭력과 종교적 차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인도네시아 울라마협의회(MUI)의 안와르 아바스 부위원장은 “초등학생 수준에서 이 같은 비상식적인 폭력이 벌어진 것은 충격이며, 괴롭힘이 사망 원인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사밤 시나가는 “소수 종교를 가진 아이들이 학교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제도적 대응을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아동보호위원회(KPAI)의 디안 사스미타 위원도 “이 사건은 단순한 학교 폭력을 넘어, 교육기관 내 구조적 아동 폭력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며 “초기 감지 시스템과 신속한 개입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AI와 인도네시아교사노조연합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1,478건의 학교 내 괴롭힘이 공식 보고되었으며, 이는 2022년의 266건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2024년 초 기준으로는 141건의 아동 폭력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이 중 35%가 학교에서 발생했다.

한편 국제 기독교 감시단체 오픈도어스(Open Doors)는 “최근 인도네시아 사회가 점차 보수 이슬람화되며, 복음 전도에 참여하는 교회와 기독교 아동이 극단주의자들의 표적이 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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