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이자 세계적인 자선가인 빌 게이츠가 자신의 전 재산 대부분을 2045년까지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게이츠는 약 2000억 달러(한화 약 270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20년 내에 사회에 환원하고, 이를 통해 설립한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도 같은 해에 공식적으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게이츠는 이번 결정을 통해 “부자로 죽는 것은 수치”라는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의 1889년 에세이 『부의 복음』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죽을 때 사람들은 여러 가지 말을 하겠지만, ‘그는 부자로 죽었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며, “지금은 시급한 문제들이 너무 많아 자원을 움켜쥐고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재단은 지난 25년간 전 세계 보건, 교육, 빈곤 퇴치 등을 위해 1000억 달러 이상을 기부해왔다. 특히 소아마비, 말라리아, 홍역 등 예방 가능한 질병 퇴치와 백신 보급에 중점을 두었으며, 백신연합(GAVI)와 글로벌 펀드 설립을 지원해 80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했다.
게이츠는 최근 미국과 유럽의 해외 원조 삭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이러한 정부 지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재단의 기부를 가속화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지원 없이는 소아마비를 근절할 수 없다”며, “지금은 우리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게이츠 재단의 25주년을 맞아 이루어졌으며, 게이츠는 향후 20년 동안 연간 약 100억 달러를 기부할 계획이다. 재단은 2045년 12월 31일에 공식적으로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며, 이는 당초 계획보다 수십 년 앞당겨진 일정이다.
게이츠는 또한 자신의 세 자녀에게는 전체 재산의 1% 미만만을 상속할 예정이며, 자녀들이 스스로 성공을 이루도록 격려하고 있다. 그는 “자녀들이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이번 결정을 통해 다른 부유한 이들이 자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동참하기를 희망하며, “우리가 가진 자원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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