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착취, 성매매, 인신매매 혐의로 감옥에서 의문사한 억만장자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 관련자 명단, 이른바 ‘엡스타인 리스트’가 2024년 1월에 공개될 전망이다. 미국 현지 언론과 커뮤니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전직 대통령들도 언급되고 있으며, 각국의 지도자들, 고위 공무원, 기업가, 유명 연예인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해당 리스트에는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 범죄에 가담한 범죄자와 그의 동료, 연루자 약 150명의 이름이 포함돼 있어, 새해에 미국 전역을 휩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뉴욕 연방 판사 로레타 프레스카는 2015년 엡스타인의 범죄를 고발한 피해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해당 문서를 공개하라고 20일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엡스타인은 억만장자 금융인으로 본인 소유의 버진 아일랜드 섬에서 미성년자를 성착취하고 권력자들을 대상으로 성상납을 벌였다. 이와 함께 섬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성상납을 받은 권력자 등 인사들을 녹화해 이를 약점으로 이용하려 했다.
이후 2017년에는 사법거래 의혹 및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구속되어 수감됐다. 그러나 2019년 법원에서 연루자 명단 일부를 공개한 다음 날 감옥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으나, 이 과정에서도 타살 의혹이 제기되는 등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는 것이 현지 반응이다.
엡스타인 리스트에는 전직 대통령부터 각국의 지도자들, 고위 공무원, 기업가, 유명 연예인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데, 앞서 공개된 명단에는 영국 왕위 계승 서열 8위인 앤드루 엘버트 에드워드 왕자도 포함돼 영국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한편, 법원은 해당 리스트에 대해 범죄 성격과 미성년자 성적 학대 문제를 감안해 피해자 중 일부의 이름은 비밀로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엡스타인과 관련된 범죄자로는 현재 수감 중인 길레인 맥스웰이 있으며, 그녀는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엡스타인과의 성매매를 위해 십대 소녀들을 모집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이다.
제프리 엡스타인은 지난해 2019년 8월 10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정센터에 수감 중 숨진 채 발견되었다. 엡스타인 변호사들과 언론들이 그의 죽음이 타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제프리 엡스타인: 괴물이 된 억만장자’는 그는 어떻게 억만장자가 되었는지 그의 빙퉁그러진 삶을 조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