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마다 비상이다. 주차·식당 봉사자부터 교사·찬양대원·구역장 등 내년도 교회 봉사자를 모집하는데 봉사자 수급이 여의치 않은 탓이다.
교인들의 고령화와 더불어 젊은 교인들의 봉사 기피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연말마다 교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기발한 아이디어로 봉사를 독려하거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는 교회도 있다.
서울 종로구 A교회는 은퇴를 앞둔 봉사자들이 빠르게 늘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요즘 교회마다 젊은 교인을 위한 별도 구역을 만드는 것도 고령의 구역장과 젊은 세대 간에 소통이 어렵다 보니 생기는 궁여지책이다”라고 토로했다. 이 교회는 고령의 봉사자들이 은퇴하기 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5년 안에 봉사자 공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 중구 C교회는 은퇴 시점이 지난 직분자들이 구역장을 맡고 있다. 이 교회 D집사는 “이사를 간 뒤 교회에 주소 이전을 마쳤는데도 1년이 넘도록 소속 구역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칠순이 훌쩍 넘은 구역장 권사님이 구역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긴 일이었다”고 전했다.
봉사자들의 속내도 복잡하다. 경기도 부천의 E교회에 출석하는 F집사는 지난 26일 주보 광고란에 적힌 봉사자 모집 문구를 보고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고민이 시작됐다. 영유아부 교사에 임원도 겸하면서 찬양대도 서고, 구역장까지 맡고 있다. 교회 사역을 도울 사람이 적다 보니 해마다 봉사 직분이 하나씩 더해진 탓이다. 그는 “봉사를 내려놓자니 후임을 구할 길이 막막하고 계속 이어가자니 힘이 부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개신교인의 교회 봉사 실태와 인식’ 조사에 따르면 교회 봉사자 10명 중 3명(29%)이 최근 1년간 번아웃을 경험했다.
사역박람회를 통해 봉사자를 찾는 교회도 있다. 경기도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는 해마다 11월 마지막 주에 사역박람회를 열어 봉사자가 필요한 부서는 부스를 차리고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